‘달아오른 유럽’ 주말께 식는다…최고기온 20℃대로 하락

  • 입력 2003년 8월 13일 18시 59분


코멘트
2주째 계속된 유럽의 ‘살인 폭염’이 이번 주 후반부터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더 지속될 경우 인간과 환경에 심각한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기상 전문가들은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 유럽 중북부는 14일부터 주말까지 최고기온이 20도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의 폭염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12일 프랑스 남동부 오랑주의 수은주는 42.6도를 나타내 1982년 남동부 뤽에서 기록한 프랑스 최고기온 42.7도에 바짝 다가섰다. 스위스에서도 11일 동부 소도시 그로노에서 수은주가 41.5도까지 치솟아 기상관측을 시작한 지 1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프랑스에서만 100명이 넘는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50여명이 산불과 폭염 등으로 사망해 최대 15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의 한 라디오 방송은 12일 파리에서만 500명이 폭염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보도했다.

독일과 프랑스 당국은 12일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하는 폐(廢) 냉각수 온도 기준치를 일시 상향 조정했다. 전력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규정 온도까지 폐수를 냉각하려면 전력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 이에 대해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일시적이라도 강의 수온이 상승하면 용존산소 수치가 낮아져 많은 어류가 폐사한다”며 환경 재앙을 우려했다.

폭염은 자연의 리듬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중부 보졸레의 일부 포도원은 12일 110년 만에 가장 빨리 포도 수확을 시작했다. 통상 보졸레 지방의 포도 수확기는 9월이며 지금까지 가장 빠른 수확일은 1893년의 8월 25일이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