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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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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매는 미국 펀드의 자금 동향을 한 발짝 떨어져 뒤쫓아 가고 있다.
미국 펀드에 돈이 들어오느냐, 마느냐는 미국 주가의 상승 여부에 달려 있고 미국 주가는 미국 경기의 회복과 그 속도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미국 경기는 한국 주가의 향방을 좌우한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주 말 미국에서는 미국 경기를 가늠케 해주는 중요한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이들이 시사하는 미국 경기의 현 주소는 한 마디로 ‘고용 없는 경기회복’이다.
올해 2·4분기(4∼6월) 국내총생산,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실사지수, 7월 자동차 판매 동향, 7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은 미국의 소비 투자 수출이 6월에 비해 일제히 개선됐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고용지표는 엇갈렸다. 7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그런데 농업이외 업종의 일자리 수는 4만4000건 줄어들었다.
‘실업률 하락 속의 고용 감소’라는 이 같은 상황은 ‘구직(求職)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떠나 비(非)경제활동 인구가 된 사람이 늘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두 수치만으로는 고용 사정의 호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소비자와 기업의 체감 고용지표도 확실한 답을 주지 못했다.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고용 형편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이 나온 탓으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ISM지수의 한 항목인 고용지수는 46으로 ‘고용 순증(純增)’을 뜻하는 50을 넘지는 못했지만 3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이들 지표를 한 데 묶어 볼 때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기업이 근로자를 더 고용할 정도로 뚜렷한 회복세는 아니고, 다만 그동안 쌓여 있던 재고를 줄여주는 정도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영호 IMM투자자문 이사는 “고용 상태는 기업의 향후 경기 전망과 투자 계획을 알려주며 소비의 원동력으로 기능한다”면서 “고용 사정이 뚜렷이 호전되지 않는 한 ‘미국 경기가 완연히 회복됐으며 주가도 더 오를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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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 | ||
| 날짜 | 경제지표 | 시장 예측치 |
| 8월 4일 | 6월 제조업 수주 | 전 달보다 1.5% 증가 |
| 8월 5일 | 7월 ISM 비제조업지수 | 58.0 |
| 8월 7일 | 2·4분기 노동생산성 | 전 분기 대비 3.8% 증가(연율) |
| 6월 도매재고 | 전 달과 같은 수준 | |
| 6월 소비자신용 증감 | 60억달러 | |
| 시장 예측치는 블룸버그 통신의 조사 결과임. 자료:대우증권 | ||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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