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다이빙궈…北-美 오가며 대화 중재

  • 입력 2003년 7월 2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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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로 치닫던 북한 핵문제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로 가닥을 잡기까지 다이빙궈(戴秉國·62.사진)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의 활약이 돋보였다.

다이 부부장은 17, 18일 미국 방문을 통해 ‘북한 체제 보장을 전제로 한 다자 회담’에 대한 미국측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냄으로써 북핵 문제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친서를 갖고 워싱턴을 방문한 다이 부부장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회담은 실질적이었으며 아주 중요했다”고 만족을 표시했고, 파월 장관도 “중국측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다이 부부장은 이달 초 러시아를 방문해 다자회담 개최에 대한 러시아측의 이해를 구한 데 이어 12∼15일 평양을 찾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백남순(白南淳) 외무상 등 북한 지도부를 잇달아 면담했다.

특히 그는 김 국방위원장에게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고 북한이 다자회담의 틀에 응하도록 설득했다. 결과적으로 다이 부부장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간의 ‘친서 외교’를 중개한 격이 됐다.

다이 부부장이 김 국방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와의 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는 그의 전력이 크게 도움이 됐다. 5월까지 약 6년간 공산당의 외교부장격인 대외연락부장으로 재임하면서 북한 고위층과 두터운 교분을 쌓았으며 특히 김 국방위원장의 두 차례 중국 방문 때는 그를 밀착 수행하기도 했다.

소수민족인 투자(土家)족 출신으로 구이저우(貴州)에서 태어난 다이 부부장은 쓰촨(四川)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뒤 외교부에 들어와 줄곧 구소련과 동유럽 등 공산권 외교를 담당해 왔다. 올해 초까지 유력한 외교부장(장관) 후보로 꼽히다가 막판에 미국통인 리자오싱(李肇星) 부부장에게 밀렸으나 최근 북핵 문제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면서 차기 외교부장으로 재론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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