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배속 취재 서방시각 일방주입”…‘임베드 프로그램’ 비판

  • 입력 2003년 7월 15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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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전투 중인 부대에 배속돼 취재를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쟁 취재의 새로운 장을 연 이라크전쟁의 임베드(embed)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이들 평가를 종합하면 임베드 취재는 군에 대한 언론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지만 선정주의를 부추겼고, 서방세계에 편중된 시각을 강요했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라크전쟁에는 미 국방부의 제안으로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포함해 약 700명의 전 세계 기자들이 미영 연합군 부대에 배속돼 전황을 취재했다.

임베드의 취지는 전쟁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군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개선하자는 것. 실제로 이라크 군인들이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다는 등 미 국방부의 주장들이 전선(戰線)의 기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임베드 프로그램을 창안한 전 미 국방부 대변인 빅토리아 클라크는 지난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이라크전쟁 취재 평가 토론회에서 임베드 정책이 “기존 개념을 특수하게 진보시킨 것”이라고 자찬했다.

하지만 전황 리포트나 현장 생중계 영상은 언론, 특히 TV의 선정주의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샀다. 임베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자들은 배속된 군부대에 편중된 시각과 연민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뉴욕 매거진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울프는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정부의 주장을 반복적이고 조직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해악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서방 언론 중 가장 객관적인 보도 태도를 취한 영국 BBC방송은 이 같은 우려 탓에 아예 임베드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언론 보도를 수용하는 독자 시청자들은 임베드를 지지하는 편. 전선 최전방의 생생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방에서 접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도 임베드 취재를 군사정책에 공식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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