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출신 오다가와씨 韓日역사연구나서

입력 2003-06-08 18:01수정 2009-09-29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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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된 7일, 이날도 한일관계의 과거사를 뒤지기 위해 한국의 국회도서관과 언론사 조사부를 오가며 발로 뛰는 한 일본인이 있었다.

오다가와 고(小田川興·61.사진)씨. 그는 이 분야의 한국인들에겐 꽤 낯익은 인물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서울지국장, 외신부 편집위원 등을 지내며 신문기자 생활 37년 중 34년을 한반도 취재에 바친 ‘한국통’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지난해 1월 정년퇴임한 뒤 1년도 채 안 돼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기자 시절 미뤄 뒀던 한일간 역사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다.

올 가을까지 국제교류기금 후원으로 진행하는 연구의 공식 제목은 ‘현지 미디어로 본 식민지 말기와 해방 직후 조선에서의 일본인의 언동(言動)과 조선인과의 교류 연구’. 일제강점기 말기와 광복 직후 한국의 서민들이 처한 현실과 일본인들의 대처 방식을 실증적으로 밝혀 보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일본군위안부나 원폭 피해자, 전 조선인 학도병들의 증언들을 수집했지만, 아직 많은 자료와 증언들이 아쉽다.

“서민 가정의 메모와 일기, 교계와 교육계 동창회 교우회 광복회 등의 미발굴 자료와 증언들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싸우는 기분입니다. 관련자들이 연로해 자꾸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죠.”

수집된 자료는 한국의 연구소 등과 공유할 계획이다.

그는 한일관계는 한국의 대중문화 개방과 한일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앙금이 있다고 본다. 기자 출신인 그가 매듭을 푸는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과거사에 대한 실사구시적 추적이고, 이는 특히 일본인들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려면 우선 과거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이해서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68년 조선인 원폭 피해자 문제를 취재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이런 유의 취재를 하다 보면 한국보다는 일본 쪽에서 껄끄러워 하더라’며 웃는다. 70년대 초반에는 일본 오사카에 ‘한국 원폭 피해자를 구원하는 시민회’라는 비정부기구(NGO)를 만들기도 했다. 이 NGO는 지난해 말 한국인 곽귀훈씨(79)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5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일본 밖의 원폭 피해자들에게도 원호수당을 지급하게 한 소송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현재 그는 일본 세이가쿠인(聖學院)대 한일현대사연구센터 객원교수, 한국의 고려대 부설 동북아경제경영연구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일간 역사의 앙금을 걷어내 ‘가깝고도 먼’ 두 나라를 진정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이 일은 제 평생의 과제입니다.”

팩스 02-921-6748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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