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스 사망률 20%…NYT “60대 이상은 최대 55%”

  • 입력 2003년 5월 7일 18시 04분


7일 시드니에서 열린 오스트레일리안 패션 주간 기념 패션쇼에 홍콩의 디자이너 도리언 호가 디자인한 구슬 마스크가 선을 보였다. -시드니〓로이터 뉴시스
7일 시드니에서 열린 오스트레일리안 패션 주간 기념 패션쇼에 홍콩의 디자이너 도리언 호가 디자인한 구슬 마스크가 선을 보였다. -시드니〓로이터 뉴시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의료·보건체제가 열악한 중국의 농촌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당국에 새로운 비상이 걸렸다.

농촌 지역인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네이멍구(內蒙古) 등은 6일 현재 사스 환자가 각각 113명, 369명, 251명으로 1주일 전의 57명, 256명, 120명에 비해 2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날 전국농촌 사스방지대책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농촌 지역의 예방과 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원 총리는 회의에서 “농촌 지역은 위생관념이 희박하고 의료시설이 빈약해 사스가 발생하면 퇴치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각급 정부는 농촌의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경계에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중앙정부는 허베이, 산시, 네이멍구 등 9개 중서부 농촌지역의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9000만위안(약 140억원)의 긴급 재정보조금을 편성했다.

교육 당국은 베이징(北京)의 사스 신규 감염자가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맴돌자 당초 시험일자 연기를 검토했던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예정대로 다음달 6∼7일 이틀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고3 수험생은 가급적 자신의 학교나 부근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고사장 수험생 수도 20명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중국의 사스 환자는 6일 하루 138명이 늘어난 4409명, 사망자는 8명 증가한 214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베이징의 추가 사망자와 감염자는 각각 4명과 70명이었다. 전체 환자는 1960명으로 2000명에 육박했고 107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으로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던 볼프강 프라이저 박사는 6일 “중국의 사스 퇴치는 운이 좋다면 최장 6개월이 걸리겠지만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의 사스 사망률이 20% 정도이며 60대 이상에서는 최대 55%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나와 보건관계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사스는 치사율이 훨씬 높은 질병일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국제공항의 출입국 및 세관 근무자들에게 사스 증세를 보이는 입국자를 강제로 구금해 병원에 격리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최근 사스 의심환자 20명이 보고되자 중국 접경지역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사스 방지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장관 회담이 다음달 29일 방콕에서 열린다고 태국 외무부가 밝혔다.

김치가 사스 예방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한국산 김치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김치는 한반도와 인접한 지린(吉林)성 등 동북지방에서 주로 소비됐는데 사스 확산을 계기로 유통권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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