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시위대에 발포 13명 사망

  • 입력 2003년 4월 29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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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 각 정파 대표자들은 28일 바그다드에서 회의를 열어 앞으로 한 달 안에 거국회의를 소집해 이라크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0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역할을 놓고 극심한 분열상이 노출됐으며, 시아파 이슬람 신도 수천명이 시아파의 영향력 확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과도정부 구성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과 잘마이 칼릴자드 미국 대통령특사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이라크국민회의(INC) 및 쿠르드민주당(KDP) 쿠르드애국동맹(PUK) 소속 인사 등 각 정파와 부족 지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2주 전 1차 회의에 불참했던 시아파 이슬람 단체 ‘이슬람혁명최고회의(SAIRI)’도 이번 회의에는 격은 낮지만 일부 인사들을 참석시켰다.

이날 밤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팔루자에서는 미군이 사담 후세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어린이 6명을 포함한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75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29일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28일 밤 10시반경 후세인의 초상화와 이라크 국기를 든 500여명의 시위대가 미군이 배치된 한 학교에 접근했을 때 총격이 발생했으며 사격이 30분 이상 계속됐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이번 시위가 학교의 수업을 재개하기 위해 미군이 주둔 중인 학교 건물에서 떠나줄 것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으나 미군측은 ‘반미 시위대’로부터 자동소총 공격을 받은 뒤 응사했다고 주장했다. 팔루자는 전통적으로 후세인의 집권 바트당에 강한 충성심을 보여 온 지역이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이라크에서 샌디에이고로 귀환하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선상에서 대(對)국민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쟁이 종료됐음을 선언할 것이라고 CNN방송이 28일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후세인의 생사 확인과 전쟁의 최대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 색출 등 전쟁 목적이 완수되지 않은 상태여서 부시 대통령의 종전 선언은 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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