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스추정환자 첫 발생

  • 입력 2003년 4월 29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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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적외선 검진
사스 적외선 검진
국내에서도 첫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환자가 발생했다.

국립보건원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장기 체류하다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40대 남자가 고열과 호흡기증상 등을 보여 의심환자로 분류한 뒤 격리병원에 보내 정밀 X선 검사를 한 결과 폐렴 증세를 나타냈다고 29일 밝혔다.

이 환자는 베이징에서 두 달간 어학연수를 하다 28일 귀국했고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입국 3일 전부터 몸살 기운이 있었다”고 밝혀 의료진의 진찰 결과 38.2도 이상의 고열과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여 즉시 격리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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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원은 이날 긴급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이 환자의 X선 필름을 판정한 결과 폐렴 증세가 있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국내 첫 추정환자로 결정했다.

공항 검역을 통해 격리된 사스 의심환자가 사스 추정환자로 발전하기는 전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한국은 2월 11일 중국 보건당국이 광둥(廣東)성에서 비정형 폐렴이 발생해 305명의 환자가 생기고 5명이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뒤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한 세계 28번째 국가(홍콩은 중국에 포함)가 됐다.

그러나 자문위는 여러 가지 검사 결과 세균성 폐렴일 수도 있어 앞으로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도록 했다.

보건원 김문식(金文湜) 원장은 “정밀검사 결과 세균성 폐렴 등 다른 질병으로 확인되면 사스 추정환자에서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원은 “이 환자가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도 있지만 위험지역 여행 경력과 고온, 호흡기 증상, 폐렴 등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추정환자 기준을 모두 충족해 일단 발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보건원은 또 이 추정환자가 탑승했던 중국국제항공 승객 103명 중 입국한 91명(외국인 11명 포함)에 대해 전화 추적에 나섰다. 또 이 환자 근처에 탑승했던 승객 7명 중 내국인 4명은 10일간 자택 격리시켰고 외국인 3명은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보건원은 WHO에 추정환자 발생 사실을 보고한 데 이어 WHO를 통해 중국 방역당국에 항공기 승무원 12명의 증상을 체크하도록 통보했다. 환자가 탑승했던 중국국제항공기는 28일 낮 12시40분경 되돌아갔다.

29일 현재 국내의 사스 의심환자는 14명으로 이 중 8명이 입원 중이다. 사스 신고건수는 57건으로 늘어났다.

보건원은 WHO가 베트남 하노이를 사스 위험지역에서 제외함에 따라 한국도 하노이를 여행자제나 헌혈금지 대상지역 등에서 빼기로 했으며 사스 원인체를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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