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爭]'추악한 전쟁'…국영방송국 폭격 포로공개 등

  • 입력 2003년 3월 27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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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이기기만 하면 그만인가.

이라크 전황이 치열해지면서 연합군과 이라크측의 ‘비열한’ 행위가 도를 지나쳐 ‘더러운 전쟁’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미영 연합군은 26일 바그다드 시내 국영 TV방송국을 집중 폭격했다.

미군은 “바그다드의 방송 통신 시설이 이라크군 명령 지휘체계의 핵심”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개전 이후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사망설을 조롱하듯 국영 TV에 등장해 이라크군에 ‘성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국제인권기구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27일 성명에서 “연합군의 국영 TV방송 폭격은 민간시설을 공격목표로 한 것”이라며 “설사 군사적 목적에 이용됐다 하더라도 연합군은 방송 종사자인 민간인들이 어느 정도 희생됐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군도 비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피터 페이스 미 해병대 사령관은 26일 “이라크군이 미군 포로를 처형하는 ‘구역질나는’ 전쟁 범죄를 자행하고 여자와 어린이를 인간방패로 이용했으며 항복을 가장하고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전투에 참가한 연합군은 “백기를 들고 오는 이라크인에게 갑작스럽게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연합군의 공습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수백명의 민간인들을 발전소 등 주요 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미 보병 3사단 장병들은 “미군복을 입은 이라크인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며 “이 군복은 미군이 개전에 앞서 쿠웨이트에 대기하고 있을 때 도둑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때 세탁물을 다량 도둑맞았다는 것.

전쟁포로 방송을 놓고도 양측은 서로 제네바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최근 이라크는 미군의 시신을 방송한 데 이어 다음날 생포된 미군 헬기 조종사 2명의 처참한 모습을 추가로 TV로 내보냈다.

서방 언론도 이라크군의 투항 모습을 내보냈다. 일부 이라크 병사는 두 손이 전기 테이프로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거나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에서 연합군에게 물을 받아먹기도 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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