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평화팀 4명 귀환 "남은 3명 걱정하듯 이라크인 생각하길"

  • 입력 2003년 3월 24일 19시 10분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영대기자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영대기자
‘인간방패’ 한상진씨(38) 등 3명과 함께 이라크 바그다드에 머물며 반전시위를 벌였던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4명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해종(57·노동자) 최병수(44·설치미술가) 오김숙이(34·여성운동가) 전승로씨(22·대학생) 등 4명은 이날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전쟁은 이라크인들만의 전쟁이 아니라 우리의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하루빨리 중단시키고 정부의 침략전쟁 지원을 막기 위한 국내 반전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귀국했다”며 “한국 국민은 이라크 현지에 있는 한국인 활동가 3명의 안전만큼 이라크인들의 생사도 걱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15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를 방문한데 이어 16, 17일 바그다드 해방광장 등에서 반전 메시지를 표현한 걸개그림 전시회를 열었으며 반전 퍼포먼스도 공연했다. 이들은 개전 이틀 전인 18일 한씨 등 3명을 남겨둔 채 이라크를 빠져나왔다.

최병수씨는 “현지인들이 반전평화팀에 대해 굉장한 호응을 보냈다”며 “걸개그림을 걸기 위해 도르래를 사러 가게를 찾아갔는데 주인이 50달러나 되는 도르래를 그냥 내줬으며 국경을 넘을 때 수속을 서둘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오김숙이씨는 “CNN을 통해 전달되는 보도는 침략국인 미국의 시각을 담은 것”이라며 “전쟁의 피해로 인해 고통받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서방 언론보도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시민단체 회원 30여명은 공항 입국장에서 ‘이라크 파병반대’ 등의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이들을 맞았다.

한편 전쟁 반대를 위해 중동지역으로 갔던 민주노총의 김형탁 부위원장(41) 이창근 국제부장(35)과 쌍용자동차노조 김정욱 대외협력부장(34) 등 3명도 이날 오전 요르단 암만에서 프랑스 파리를 거쳐 귀국했다. 이들은 “14일 출국해 요르단 암만을 거쳐 바그다드로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선전포고로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암만에서 난민구호 및 반전 시위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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