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회, 미군주둔案 부결

  • 입력 2003년 3월 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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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본격화하려던 미국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터키 의회는 1일 미군의 자국 영토 사용을 거부했고, 아랍연맹도 이라크 군사공격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라크도 알 사무드2 미사일을 파기하기 시작해 유엔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의 이 같은 태도변화에 대해 ‘사기극’이라고 일축했다.

▽터키 및 아랍권 움직임=터키 의회는 1일 정부가 제출한 미군 주둔 허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64표, 반대 250표, 기권 19표로 부결했다. 당초 의회 통과를 낙관했던 압둘라 굴 총리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내각회의를 긴급 소집했으며 가결을 예상하고 환영성명까지 준비했던 미 국무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안건이 4일 재소집되는 의회에서 다시 상정될지는 미지수다.

아랍연맹 22개국은 이날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 알 셰이흐에서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선언했다.

또 이라크와 유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들에 대표단을 파견, 이라크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호소할 방침이다. 로마 교황청도 3일 미국에 특사를 보내 이라크전의 부당성 등을 설명하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알 사무드2 미사일 폐기 시작=이라크 정부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규정한 사거리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폐기하도록 요구한 ‘알 사무드 2’ 미사일 4기를 1일 파기했고, 2일에도 6기를 추가로 파기했다. 또 이라크 과학자들에 대한 개별면담 재개를 허용했다. 이라크가 유엔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무기사찰단의 사찰결과 보고(7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2일 이라크가 최근 몇주 사이 쿠웨이트를 사거리로 하는 지역에 지대지미사일을 배치했다며 이는 전쟁 발발시 미군의 공격을 지연시키고 동맹국인 쿠웨이트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반응=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일 방송된 프랑스 RFI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유엔 무기사찰단에 사찰시간을 더 부여할 것이며 이라크 군사행동의 길을 여는 유엔 안보리 2차 결의안에 대한 표결도 즉각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지는 2일 미국과 영국은 결의안 표결을 실시한 직후 그 결과와 상관없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측은 1일 이라크 정부의 미사일 폐기는 ‘사기극’의 일부라고 일축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라크의 무장해제뿐만 아니라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대체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외신 종합 연합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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