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어권 졸업생만 대입자격 자동부여

  • 입력 2003년 2월 21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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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한국인학교 재학생 등에게 대입자격을 자동 부여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2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3월 이후 외국인학교(한국인학교, 조선인학교, 인터내셔널 스쿨) 고교 졸업생에게 일본 고교졸업생과 마찬가지로 대입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계획을 적극 검토해왔다.

그러나 최근 영어로 가르치는 미국인학교 등 이른바 '인터내셔널 스쿨'에만 대입응시자격을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 이에 따라 한국인학교, 총련계 조선인학교, 중국인학교 등으로부터 '차별'이란 항의가 제기될 전망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일본측에 관련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면서 "공식 발표는 아닌만큼 한국인학교에 대해서도 인터내셔널 스쿨과 같은 대우를 해줄 것을 일본측에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일본내 외국인학교는 120개이며 재학생은 2만1000여명이다. 이중 총련계 조선인학교가 가장 많은 90개로, 재학생은 1만1000여명이다. 한국인학교는 도쿄와 교토에 각 1개교씩 2개교, 학생은 모두 900명 가량. 중국계는 8개교이며 영어권 인터내셔널 스쿨 20개교가 있다.

일본에 새로운 '교육 민족차별'이 등장하게 된 것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과 핵 위기 등에 따른 반한 감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현행 일본 교육법에 따르면 외국인학교 고교 졸업생은 대학입학 자격이 없어 대학진학시 대입검정시험을 거쳐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센터시험'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인터내셔널스쿨 고교졸업생에게는 대입검정시험을 면제하겠다는 것.

한국과 중국인 학교 고교졸업생은 현재와 다를 것이 없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더욱 차별대우를 받게 되는 셈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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