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공격 2월말 또는 3월초”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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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블릭스 유엔 이라크무기사찰단장이 사찰보고서를 3월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대(對)이라크 공격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릭스 단장은 14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27일 안보리에 제출하는 보고서는 잠정적인 ‘개정판(update)’이며 사찰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찰이 군사개입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단계에 와 있다는 미국의 인식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441호에 따르면 사찰단은 사찰 개시 후 60일째인 27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나 이후 보고서 제출 시한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는 분기별로 보고서를 제출하는 전례에 비춰 3월 중 중요보고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1월 중 사찰완료 후 2월 공격’이라는 미국의 시나리오가 실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월례기자회견에서 “사찰단원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USA투데이는 13일 대규모 육해공군 병력 이동의 복잡성 등 때문에 미군의 이라크 공격 개시 시점이 당초의 2월 중순에서 2월 말 또는 3월 초로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3일 바티칸 주재 각국 외교관들에게 행한 신년사에서 “대이라크전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유엔 제재로 이미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국민에게 피해를 줄 뿐”이라면서 처음으로 개전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미국은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대변인이 “대통령은 아직 (이라크 공격을 위한) 정확한 시간표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해 공격 연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병력 파견 등 공격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AP통신은 13일 미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수륙양용 공격함 등 각각 7척의 함정과 약 70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함대 2개 등 해군을 이번주 중 페르시아만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투입돼 있는 6만여명과 추가 투입하기로 최근 서명한 병력을 합하면 곧 총 25만여명의 미군 병력이 이라크 주변에 배치될 전망이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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