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교도 "나이지리아 문제의 여기자 살해하라"

  • 입력 2002년 11월 27일 15시 51분


나이지리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슬람과 기독교계간 유혈사태로 무산된 미스 월드 대회가 다음달 7일 영국 런던 알렉산드라 궁 전시홀에서 열린다.

대회 주최자인 줄리아 몰리는 26일 이같이 밝히고 "영국 TV방송사에 의한 방영계획은 없지만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이번 대회를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 대부분이 이슬람 교도인 나이지리아 북부 잠파라주 주정부가 문제의 기사를 쓴 나이지리아 일간지 '디스데이'의 이시오마 대니얼 기자를 처형하도록 허용하는 종교칙령(파트와)을 승인했다고 26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여기자인 대니얼은 "이슬람 교도들은 90여명의 여성을 불러놓고 흥청거리게 하는 것(미스 월드 대회)이 교리에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마호메트가 살아 있다면 미스 월드 참가자 중 하나를 아내로 맞이할 것"이라는 기사를 써 이슬람 교도들을 분노케 했었다. 이기사가 나가자 이슬람 교도들은 "마호메트를 모욕했다"면서 들고 일어나 20일부터 북부 도시 카두나와 수도 아부자에서 200여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었다.

대니얼 기자에 대한 처형승인 파트와에 대해 나이지리아 연방정부의 제리 가나 공보장관은 "이 사형 선고는 연방법상 무효"라고 반박했다. 나이지리아의 최고이슬람위원회도 "대니얼이 이슬람 교도가 아닌데다 해당 신문이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말해 파트와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잠파라 주정부는 "파트와는 최고위원회의 동의 없이도 선언할 수 있다"며 처형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니얼은 이미 나이지리아를 떠나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