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슈 롬 CEO `학력 허위기재' 소동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1시 09분


미국의 세계적인 콘택트 렌즈 제조업체 '바슈 롬'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력서에 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가 회사에서 쫓겨날 뻔한 곤욕을 치르고, 100만달러가 넘는 올해 특별 상여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바슈 롬의 CEO 로널드 자렐라는 이력서에 뉴욕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석사)학위를 받았다고 기재했으나 이달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사면초가에 몰렸다. 물의가 빚어지자 자렐라씨는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측의 진상조사 결과 자렐라씨는 뉴욕대 경영대학원에 다닌 적은 있으나 학위는 취득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측은 29일 공식발표문을 통해 이사회가 이 사안을 검토한 후 자렐라의 사표를 반려키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자렐라가 바슈 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CEO로서 "적임자"라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자렐라씨의 학력 허위기재가 명백한 사실인 만큼 이에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그에게 지급될 인센티브 보너스는 '몰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렐라씨는 CEO 고용계약에 따라 올해 최소 110만달러의 인센티브 보너스를 받도록 보장돼 있었다.

바슈 롬은 이번 소동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 문제가 표면화되기 불과 며칠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 기업을 대상으로 평정한 '기업 투명성 및 공시관행' 등급에서 1위에 올라 회사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으나 이 사건으로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한 셈이 됐다.

자렐라씨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보낸 편지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그는 "할 말이 없다"며 "특히 10일전 이 문제가 처음 보도됐을 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가슴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자렐라씨는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 모터스(GM)의 북미영업담당 사장으로 있다가 1년전 바슈 롬에 영입됐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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