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내외 정세]국회대치…北-日정상회담…‘숨가쁜 한달’

  • 입력 2002년 9월 1일 18시 56분


《9월 한달은 국내외 정국이 함께 급류를 탈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는 2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적자금 국정조사와국정감사 등을 통해 한치의 양보 없는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신당 바람으로 정치판의 지형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17일로 예정된 북-일 정상회담과 북한의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참가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도 격변 조짐을 보여 안팎의 정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요동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기국회 양당 충돌▼

9월 국내 정국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대선판의 기본구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란 점이다. 여기에다 대선 전초전이 가열되면서 ‘병풍(兵風)’과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둘러싼 공방도 한층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대선 레이스 본격화〓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5, 6일경 대선 선대위 진용을 확정해 발표하고, 대선 D-100일인 10일에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도 “대선후보 등록 2개월 전인 27일까지는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배(金令培) 신당추진위원장이 “15일까지 지켜보고 (신당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추진위를 해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추석 연휴(20∼22일) 전에는 대선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병풍 공방〓9월 정국에서도 주전선이 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한나라당은 병풍 수사를 “청와대와 민주당, 일부 정치검찰이 공모한 ‘이회창 죽이기’ 정치공작”이라고 규정, 총력 대응할 태세다. 한나라당은 특히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김정길(金正吉)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회기 중에 다시 제출할 방침이다.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도 당 차원에서 수집해놓은 권력형 비리의혹을 연쇄적으로 폭로해 병풍공세에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도 세워 놓았다.

민주당 또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당 지도부에서 한때 ‘병풍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현안 해결에 전념하자’는 아이디어를 검토했으나 한나라당의 오만불손한 태도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 등 9대 의혹을 정기국회 기간 중 파상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공적자금 국정조사〓한나라당은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보고국민의 혈세(血稅)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낭비된 배경에 현 정부의 비호가 있었다는 점을 이슈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와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등 ‘DJ 사람들’을 증인으로 요구해 민주당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공적자금 국정조사까지 이 후보의 대선선거운동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자세다. 민주당은 특히 “공적자금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정부가 망쳐놓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투입된 것”이란 점을 부각시켜 역공을 편다는 전략이다.

▽국무총리 임명동의안〓한나라당은 총리서리제의 위헌성을 거듭 제기하면서 청와대가 다시 총리서리제를 고집할 경우 △대통령 탄핵발의 △인사청문회 거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또 “총리직의 장기공백에 따른 국정혼란은 한나라당의 1당독재 때문”이라는 논리로 역공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9월 정국 캘린더
날짜정국상황
2일정기국회 개회예보채 차환발행 동의안 및 공적자금국정조사 계획서 처리
3일공적자금 국정조사 예비조사 시작(다음달 3일까지)
5, 6일한나라당, 대선 선대위 구성
10일대선 D-100일정몽준 의원, 대선 출마 선언 예정
15일경민주당, 신당 추진 진로 결정
16일
국회 국정감사 시작
20∼22일추석연휴
27일민주당, 대선 선대위 구성 시한
29일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시작(다음달 14일까지)
월말세 번째 국무총리지명자 인사청문회(?)검찰의 병풍 수사 결과 발표(?)

▼한반도 관련 잇단 회동▼

9월 중 한반도를 둘러싸고 숨가쁘게 진행될 각종 회담과 접촉들은 ‘2003년 한반도 위기설’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9월 한반도 외교전의 첫 출발은 이산가족 상봉의 제도화를 위해 면회소 설치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제4차 남북 적십자회담(4∼6일·금강산). 이어 △7일 남북축구대회(서울) △10∼12일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금강산) △13∼15일 철도·도로 연결 실무협의회 제1차 회의(금강산) △16∼18일 임남댐 공동조사 실무접촉(금강산) △18일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동시착공식 등이 예정돼 있다. 또29일 막이 오르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는 북한 선수단 315명과 응원단 355명이 참석한다.

▼관련기사▼
- 러의 기지개?

주변 외교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간다. 우선 한미일 3국은 6, 7일 서울에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열고 최근의 남북장관급회담에 대한 평가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 대책, 여건 성숙시 실현될 미국의 대북특사 파견문제 등을 논의한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미 비공식접촉을 갖고 있는 북한과 일본은 평양에서 실무협의를 갖고 17일의 역사적인 양국 정상회담의 준비를 하게 된다.

정부는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을 11일부터 16일까지 제57차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파견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 등과 각각 양자 외무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에는 남북 및 북-일관계 진전에 맞춰 고위급 대북특사의 조기 파견을, 일본에는 북-일정상회담을 통한 조기수교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12일에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는다.

17일 고이즈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22∼24일 덴마크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도 중요한 외교무대로 꼽힌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및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상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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