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대통령 몰카로 야당감시”…스리랑카 동거정부 파경위기

  • 입력 2002년 8월 15일 23시 28분


스리랑카의 여야 동거정부가 ‘몰래 카메라’ 스캔들로 깨질 위기를 맞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스캔들의 장본인은 찬드리카 반다라나이케 쿠마라퉁가 대통령(57). 스리랑카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솔로몬 반다라나이케가 아버지이고, 60년 세계 최초의 여성총리가 된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가 어머니다.

스리랑카에선 지난해 12월 초 총선에서 제1 야당인 통일국민당(UNP)이 승리, 총리와 일부 각료는 집권당 인면연합(PA)이 아닌 UNP 인사들이 맡게 됐다. 정부 출범 뒤 쿠마라퉁가 대통령과 야당 출신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52) 및 각료들은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야당측은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핸드백에 소형 카메라를 넣고 다니며 각료회의를 몰래 촬영하는 등 야당 인사들의 꼬투리 잡기를 기도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음해공작”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이기에 앞서 숙녀의 핸드백을 뒤집어 보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번 스캔들이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스리랑카가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와 19년간의 내전을 종식시키기로 합의했으나, 자칫 동거정부가 무너질 경우 합의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스리랑카의 내전은 불교를 믿는 다수파 싱할라족(族)이 힌두교도들인 소수 타밀족(전체 인구의 18%)에 차별정책을 펴면서 초래됐다. 타밀족의 분리독립운동은 65년 시작됐으며, 83년부터 무장투쟁으로 번져 양측에서 6만5000여명이 희생됐다.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