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對北정책 클린턴식 근접

  • 입력 2002년 8월 7일 10시 10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 핵관련 시설물에 대한 국제사찰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도 대북 경수로 건설공사의 기반을 구축토록 해 사실상 빌 클린턴 전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다가가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북한 경수로 기반 구축' 제하의 기사에서 부시 행정부가 7일 함경남도 신포 금호지구 경수로 건설부지에서 거행되는 첫 콘크리트 타설 기념행사에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를 파견키로 했다며 "부시 행정부의 그같은 결정은 부시 행정부내 미국의 대북접근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비판가들의 반대 속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는 부시 대통령이 당근과 채찍 정책을 사용해 온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다가서고 있는 첫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은 경수로 건설 기념행사에 미측을 대표해서 가는 목적에 한정될 것"이라면서 "기념행사 외의 지역에서 북한측과 만날 일정은 일체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다른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은 지난달 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고 귀국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이는 그동안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을 놓고 부시 행정부내 매파와 비둘기파간 이견대립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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