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그림자 정부' 가동중…행정공백 막으려 100여명 벙커생활

  • 입력 2002년 3월 1일 18시 15분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수도 워싱턴이 공격받을 경우 이에 대처할 미국의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가 9·11테러 직후 가동돼 지금도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지속적인정부운영계획(Continui-ty of Operations Plan)’이란 암호명에 따라 운영되는 이 ‘그림자 정부’는 연방정부의 각 부처에서 선정된 고위 관리 10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워싱턴 동쪽 연안에 마련된 지하 요새 2곳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90일 간격으로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 함락시 연방정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예비정부를 설립하는 계획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재직 시 수립됐으나 실행에 옮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림자 정부’는 특히 9·11테러 이후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동되기 시작했다. 핵공격으로 워싱턴이 마비될 경우 백악관과 각 부처를 대신해 안전 전기 통신 교통 식량 물 보건 등 정부의 필수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연방정부를 재구성하게 된다.

이 그림자 정부는 워싱턴에 변고가 생겨 딕 체니 부통령이 정부를 계승해야 할 경우 실무적으로 보좌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체니 부통령은 9·11테러 이후 5개월 동안 만일에 대비해 워싱턴을 떠나 있었다.

포스트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하 요새의 위치와 ‘그림자 정부’ 요원들의 신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지하 요새의 컴퓨터가 몇 세대 전 제품이어서 정부의 데이터베이스망과 연결이 안될 정도로 낡았다고 지적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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