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강경일변 외교정책 다른나라 비난만 받을것”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12분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강경 일변도 외교정책에 대해 미국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델라웨어·5선)이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위원장은 4일 ‘미국 미래를 위한 어려운 선택-새로운 세기를 위한 전략적인 기회’라는 주제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부시 행정부가 일방주의를 고집, 21세기에 걸맞은 세계 질서를 형성할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연설 요지.

“9·11 테러는 우리에게 국가 안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또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틀을 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문제는 새로운 틀을 어떻게 짜서, 무엇을 하느냐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핵 실험과 환경문제, 탄도요격미사일(ABM) 등 각종 국제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위협들은 여러 국가의 반응을 유발시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제 협력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다. 예를 들어 알 카에다 조직은 특정 국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그 끝을 알기도 어렵다. 따라서 고립주의나 일방주의는 선택이 될 수 없다.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때린다고 해서 대량살상무기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러시아는 이들 무기의 공장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러시아는 무기를 만들어 팔 수밖에 없다.

따라서 러시아의 막대한 부채를 줄여주지 않으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 여기엔 450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한 6개의 무기 현대화 사업에는 3500억달러가 소요된다. 탈레반은 붕괴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돕지 않으면 또 다시 테러분자들의 천국이 될지도 모른다.

국제 협력의 문은 열려 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강공책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다른 나라의 비난만 받게 될 것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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