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방비 대폭늘린 내년예산안 의회 제출

  • 입력 2002년 2월 5일 17시 49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 환경사업 등 국내정책 예산을 줄이는 대신 대(對)테러전쟁 및 국토안보 비용을 대폭 증액한 총 2조1300억달러 규모의 2003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10월 1일 개시되는 새 회계연도 예산안은 올 회계연도 예산보다 3.7% 늘어난 것으로 국방비 480억달러, 국토방위비를 377억달러 늘리고 환경사업과 고속도로 건설 등 다른 비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새 예산안은 특히 지난 4년간의 재정흑자를 일단 중단하고 올해 적자 1060억달러를 포함해 2004년까지 적자재정을 상정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재정흑자도 1년 전 추정했던 5조6000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1조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의회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재정 악화가 10년 만의 경기침체와 대테러전쟁 비용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의회에서 통과된 향후 10년간 1조3500억달러 규모의 감세계획을 지키기 위해 예산을 마구잡이로 조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행정부는 대테러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예산안은 국내에서 테러와 싸우고 국민을 보호하며 헌법상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자원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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