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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1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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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그램, 엔론사 로비역할 남편신물 받을판▼
필 그램 상원의원 부부의 사례는 ‘누가 누구를 조사할 수 있겠느냐’는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텍사스주 출신으로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 그램 상원의원의 부인인 한국계 웬디 그램 여사.
그는 엔론사태로 의회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많아 자칫 남편이 부인을 심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웬디 여사는 93년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직을 그만둔 뒤 엔론의 이사로 고용돼 에너지거래 문제 등에 관한 로비와 자문을 했다. 그는 이 대가로 받은 엔론주식 등을 뮤추얼펀드에 재투자, 25만∼5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폴 크루그먼, 정경유착 비판하며 5만달러 받아 구설▼
미국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로 부시 행정부의 정경유착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 20일 워싱턴타임스는 그가 99년 엔론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5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해 초 자신의 칼럼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고 “자문위원회는 특별한 기능이 없었다. 나는 그들의 이미지 홍보를 위해 사용된 하나의 벽돌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뉴욕타임스는 크루그먼 교수가 엔론 관련 사실을 1년 전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는 봉급명세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힐러리 클린턴, 헌금8000달러 받아…정치적 야망 타격▼
워싱턴포스트는 20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사진)도 엔론사와 아서 앤더슨사로부터 8000달러의 정치헌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다른 의원들이 받은 정치자금에 비하면 큰 액수는 아니지만 남편의 정치적 그늘에서 벗어나 정치적 야심을 키우고 있던 그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인 셈. 이 때문에 그는 부랴부랴 이 돈을 엔론사 직원들을 위한 기금으로 내놓았다.
공화당 밥 돌 전 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 돌 전 미 적십자사 총재도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엔론사의 케네스 레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5000달러를 엔론사 직원들을 위해 내놓았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