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군사대표단은 16일 워싱턴에서 협상을 계속했으나 핵탄두 감축량과 방법 등을 놓고 견해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튼 미 국무부 군비통제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과 게오르기 마메도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28∼29일 워싱턴에서 다시 협상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일방 탈퇴 선언 후 처음 열린 이번 감축협상에서 미국은 “핵탄두를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 해체해 보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러시아는 이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은 “북한 이란 이라크 등 ‘불량 국가’의 위협과 9·11 테러로 더욱 강력한 방어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감축된 핵탄두를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보관된 핵탄두는 언제든지 재조립돼 배치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탄두뿐만 아니라 로켓 등 모든 발사체를 감축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맞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6000기의 핵탄두를 서로 3분의 2씩 감축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었다.양국은 올 여름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전까지 구제척인 감축 내용과 방법, 일정 등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탄두수를 1700∼2200기 수준으로 감축하길 바라는 반면 러시아는 1500기 선까지 줄이기를 희망하고 있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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