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핵무기 감축협상 재개

  • 입력 2002년 1월 15일 18시 13분


미국과 러시아가 본격적인 전략무기 감축협상에 들어갔다.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15∼16일 워싱턴에서 미국측과 전략무기 감축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이는 데 이어 게오르기 마메도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28∼29일 존 볼튼 미 국무부 군비통제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워싱턴에서 양국 입장을 조율한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12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탈퇴를 선언한 후 처음 열리는 군축 협상이다. 양국은 올 여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전까지 합의안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 워싱턴과 텍사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격용 핵탄두를 대폭 감축하기로 합의했으나, 세부적인 감축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핵탄두를 완전 폐기하는 대신 해체해 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해체된 핵탄두는 언제든지 재조립할 수 있어 진정한 감축이 아니다”고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 탄두 뿐만 아니라 로켓 등 모든 전략무기 발사체를 감축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탄두수를 1700∼2200개 수준으로 감축하길 바라는 반면 러시아는 1500개 선까지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략무기 감축 합의를 문서화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구두약속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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