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9·11연루 입증테이프 12일 공개

미국 백악관은 10일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에 연루돼 있음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12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 부근의 한 민가에서 입수한 40분짜리 이 테이프가 빈 라덴이 이슬람 성직자들과 9·11 테러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자신이 테러 발생 몇 시간 전부터 뉴스 채널을 청취하고 있었으며, 세계무역센터의 첫 번째 건물에 대한 테러 소식을 듣고 측근들에게 추가 테러를 예고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당초 세계무역센터가 일부만 붕괴될 것으로 예상했다가 완전 붕괴 소식을 듣고 기쁘게 생각했다고 밝히고, 일부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 테이프가 빈 라덴의 9·11 테러 관련사실에 회의적이었던 이슬람권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TV방송사에 대해 빈 라덴측에서 공개하는 비디오 테이프는 추가테러의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방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해 왔으나 이번 테이프는 아마추어의 작품으로 그런 우려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