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국제후원회 빈딘 직업훈련원 개소

  • 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07분


국내 민간단체인 한센국제협력후원회(회장 이길여·李吉女)가 베트남 중부의 작은 해안도시인 빈딘성 퀴뇬시 인근에 한센병(나병) 환자와 그 자녀를 돕기 위한 직업훈련원을 세워 7일 문을 열었다.

이 회장을 비롯한 후원회 대표 10여명은 현지주민 4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준공식에서 잔 왕 빈딘성 부주석(55) 등 이곳 관리들과 뜨거운 악수를 나눴다.

이 회장은 “50∼60년대 타인의 편견과 냉대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의 한센병 환자들이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 이를 극복했다”며 “우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베트남에 우리가 다시 베풀게 돼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전쟁 당시 특히 양국군이 격전을 벌였던 이곳 주민들이 이를 계기로 한국인에게 갖고 있는 악감정의 골을 메웠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현지주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한센국제협력후원회는 92년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주선으로 베트남 보건부를 방문해 이 나라 한센병환자들의 열악한 실상을 접한 뒤 2억5000여만원의 기금을 모아 대지 3000평에 교실 및 숙박시설을 갖춘 직업훈련원을 세웠다. 훈련원은 6개월마다 50명의 봉제기술자를 배출할 계획이며, 5년 동안 매달 250만원씩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훈련원의 첫 원장을 맡게 된 의사출신 보티 사우(55)는 “빈딘성은 베트남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낙후된 지역으로 2000여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있다”며 “이들과 그 자녀들이 직업을 갖고 사회의 일원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한국이 도와줘 고맙다”고 말했다.

한센국제협력후원회는 중국 등지의 열악한 지역에서도 이 같은 후원사업을 펴나갈 생각이다.

<퀴뇬〓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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