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칼럼 종군여기자 2명 촌평]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56분


CNN의 크리스티나 아만포어는 ‘과장과 허식이 가득한 2류’, MSNBC의 앵커 에실리 밴필드는 ‘심약한 눈치꾼’….

월스트리트 저널의 칼럼니스트인 툰쿠 바라다라잰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돼 활동중인 서방의 두 간판급 여기자들이 사실 중심의 탐사 보도보다는 시청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하거나 외모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최근 그의 칼럼을 통해 꼬집었다.

얼마 전 파키스탄 라호르의 17세기 이슬람 사원 안에서 마이크를 잡은 아만포어. 그는 “사원은 텅 비어 있다. 파키스탄인은 대부분 온건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는 ‘멋진’ 멘트를 날렸지만 그때는 기도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원은 비어 있는 게 당연했다는 것.

바라다라잰은 또 아만포어가 이슬라마바드의 메리어트호텔 옥상 위에 올라가 군용 재킷을 입고 리포트를 해 마치 전투중 급박한 뉴스를 전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등 보도의 알맹이보다 주변 건물이나 무기, 사람들을 이용하는 연출에 급급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MSNBC 밴필드 ‘눈치꾼’…염색한후 현지인 흉내▼

MSNBC의 시사 프로 ‘분쟁지역(A region in conflict)’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하다 최근 워싱턴으로 돌아온 밴필드는 그 스스로가 뉴스가 돼 버린 케이스. 400달러(약 48만원)짜리 티탄 테 안경을 쓰고 금발머리를 흑갈색으로 염색한 그는 현지인들과 잘 융화하기 위해 외모를 바꿨다고 했다.

USA투데이는 ‘밴필드 파키스탄 보도 위해 흑발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바라다라잰은 BBC방송의 리즈 듀셋을 이번 전쟁의 최고의 종군기자로 꼽았다. 88년부터 5년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주재기자로 활동해온 듀셋은 현지 정세에 밝을 뿐만 아니라 사실보도에 충실해 아만포어의 허식이나 밴필드의 외모 우선주의와는 대조된다고 극찬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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