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TV 보신탕 악의적 보도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프랑스 국영방송이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악의적으로 비꼬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일본 신문은 국제사회의 일방적 비판에 대해 한국이 과거와는 달리 자존심 섞인 불만을 강력히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보신탕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프랑스 2TV는 22일 저녁 7시 ‘모두 시도해봤다’라는 이름의 시사 코미디 토크쇼를 통해 파리의 에펠탑 아래에서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요리’라며 어떤 고기를 먹게 한 뒤 ‘개고기였다’고 거짓말을 해 구토하게 만드는 내용을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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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진행자 로랑 뤼퀴에가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또 한국 학생이 간식을 먹기 위해 책가방에서 개를 꺼내는 장면도 연출했다.

토크쇼에 초청됐던 한국요리연구가 이사빈씨는 △한국인 중에 보신탕을 먹는 사람은 소수이고 △애완견과 식용견은 구분돼 있으며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도 개고기를 먹고 있고 △프랑스인들이 말고기를 먹는 것도 한국인에게는 기이하게 여겨진다는 반론을 폈으나 이 대목은 대부분 삭제돼 방영되지 않았다.

이씨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뒤 한국 교민들과 한국을 잘 아는 프랑스인들에게서 분노에 찬 전화와 편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프랑스 2TV에 정식으로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방송국의 태도에 따라 추후 대응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24일 국제면 특집기사를 통해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도 같은 문제가 발생해 ‘외압’을 견디지 못한 한국정부측이 개고기 판매를 단속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민주화를 쟁취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개고기 비판을 묵살하고 있다”며 “개고기 문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는 정몽준(鄭夢準) 한국월드컵조직위원장과 “특별히 단속할 생각이 없다”는 고건(高建) 서울시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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