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북부 요충 3곳 북부동맹, 완전 점령

  • 입력 2001년 11월 12일 23시 10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시를 향한 북부동맹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부동맹은 12일 아프간 서부의 요지인 헤라트와 북동부 쿤두즈, 중부 바미안주(州)를 점령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헤라트의 함락은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과 북부동맹 세력의 의해 사실상 남북으로 분할 점령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카불 전선에서는 북부동맹이 미국의 불허 경고에도 불구하고 카불 단독 공략을 시도해 탈레반 전선을 돌파하고 거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서-북부 요충 점령〓북부동맹의 대변인 모하마드 아빌은 12일 “북부동맹군이 헤라트 지역 전선에서 헤라트를 함락시켰으며 카불 북부의 바그람 지역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측 망명정부의 두샨베 주재 마하이우딘 메흐디 부대사는 이날 “북부동맹군이 쿤두즈와 헤라트를 점령했다”고 말했으며 이란의 IRNA 통신도 특파원을 통해 북부동맹이 쿤두즈와 헤라트를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북부동맹측은 12일 새벽 중부의 바미안주 역시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레반측 고위관리도 “헤라트가 점령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패퇴를 인정했다.

이날 북부동맹이 올린 전과는 9일 마자르이샤리프 점령 이후 가장 큰 것이며 이로써 북부동맹은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절반 가량을 장악하게 됐다.

아프간 서부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의 하나인 헤라트는 군비행장이 위치해 있으며 탈레반의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상에 위치하고 있는 전략거점 도시다.

미 국방부 관리는 이날 “헤라트의 장악은 칸다하르 공격은 물론 탈레반의 퇴각로 차단이라는 이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불 공략 본격화〓북부동맹은 ‘다국적군의 주도하에 카불을 함락시킨다’는 미국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카불 단독 공략을 시도해 카불 외곽의 카라바흐 지역을 점령했다.

와이수딘 살리크 북부동맹 대변인은 12일 “탈레반과의 교전 끝에 탈레반의 카불 전선을 돌파, 카불 북부 25㎞지점인 카라바흐 지역을 점령했다”며 가까운 시간 내에 카불 입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에 앞서 B52 폭격기와 F18 전투기를 동원해 카불 북부 50km 지점의 탈레반 전선을 융단폭격했다. 일부에서는 탈레반이 장기전에 대비해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카불마저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북부동맹의 아프잘 아만 장군은 “카불 공략에 돌입해도 카불시 입구까지만 진격하고 시내로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경고를 의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박윤철김정안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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