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가개발은행 천위안 행장 “中도 부실채권 처리 골머리”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39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부실채권을 줄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중국 국가발전의 초석을 닦고 있는 국가개발은행의 천위안(陳元·56) 행장. 8083억위안(약 125조원)대의 자산을 굴리는 중국 굴지의 정책은행이지만 부실처리가 걱정거리다. 대출잔액의 55%를 중서부 사회간접자본 시설 확충에 쓰다보니 부실업체가 많아진 것.

천 행장은 최근 중국 금융산업 현지시찰에 나선 한국기자단과 만나 “그래도 국가산업정책에 맞는 업체라면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책임을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개혁개방의 과실이 동부해안에 집중돼 지역격차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쯔(揚子)강을 중심으로 하는 내륙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은행이 그 ‘총대’를 메고 나선 셈.

천 행장이 밝힌 9월 말 현재 개발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은 7%대. 99년 18.7%(중국인민은행 공식발표 기준)까지 치솟았던 데 비하면 급락했지만 여전히 은행 경영을 압박할 만한 수준. 천 행장은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은행 경영의 최우선 목표가 최근 수익성으로 바뀌었다”며 “채권을 주식으로 맞바꾼 것이 점차 수익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천 행장의 부친은 중국공산당 내 최고의 사회주의 경제이론가로서 사망 때까지 덩샤오핑(鄧小平)의 라이벌로 꼽혔던 천윈(陳雲) 공산당 고문.

천 행장 역시 88년 중국인민은행 부행장으로 금융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줄곧 당내 ‘금융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베이징〓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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