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사들 “탄저병 증상 의학책에도 없는데” 치료 곤혹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8분


탄저균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미국 의사들은 환자 치료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일 보도했다.

특히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호흡기 탄저병 환자의 경우 ‘독감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는 등의 의학서적 내용과 달라 의사들은 “치료하면서 배운다”고 실토할 정도.

탄저병 환자가 처음 발견된 플로리다주 아메리칸 미디어사의 직원 에르네스토 블랑코는 전형적인 폐렴증세를 보였고 첫 혈액배양검사에서는 탄저균이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러나 담당의사 오메나카는 첫 탄저병 환자의 직장 동료인 블랑코씨에게 탄저병 치료제 시프로를 계속 투약했다.

블랑코씨는 입원 엿새째 쇼크에 빠지기도 했으나 그후 3주 동안 서서히 회복됐다. 오메나카씨는 “그가 어떻게 살아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염병 전문의인 수전 매차도 지난달 20일 탄저병에 걸린 브렌트우드 우체국 직원을 환자로 받고 무척 당황했다. 환자는 첫 검진 결과 별 이상이 없었으나 몇시간 후 혈액배양 검사에서 탄저병 양성반응을 보였다. 매차씨는 의학교과서에 나온 대로 그의 상태가 발병 3, 4일 후 급격히 나빠질까 봐 안절부절못했으나 환자가 식사 및 대화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발생한 탄저병 환자들은 독감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국무부 우편물 취급직원인 한 환자는 고열과 근육통을 호소했지만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세는 없었다. 호흡기 탄저병 환자들도 콧물과 코막힘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건당국은 1일 밝혔다.

증세 악화 속도도 환자마다 달라 메릴랜드주 조지프 컬신과 뉴욕시 캐시 구옌은 발병 후 3, 4일만에 숨졌으나 73세의 최고령 환자인 블랑코씨는 완치됐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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