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일본銀 경제물가 보고서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8시 04분


닛케이 주가지수의 추이를 보여주는 전광판
닛케이 주가지수의 추이를 보여주는 전광판
일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10년 이상에 걸친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이 ‘성역없는 개혁’에 착수했지만 미국 테러사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지난달 완전실업률이 5.3%로 한달 만에 0.3%포인트나 뛰어올라 사상최고를 기록하는가 하면 가구당 소비지출 역시 6개월 연속 감소세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월 실업률 사상최고〓총무성이 30일 발표한 지난달 완전실업률은 5.3%, 완전실업자수는 357만명으로 조사가 시작된 1953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대부분이 제조업체의 도산이나 해고에 의한 비자발적 실업자.

일본의 실업률은 1998년 4월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올 7월 5%대로 올라섰다. 선진 주요국 가운데 독일(9.4%) 캐나다(7.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로 일본 정부와 경제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10월이후 미 테러참사와 광우병 파동 등의 영향이 추가로 나타나면 실업률이 더욱 급등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총무성이 이날 함께 발표한 지난달 샐러리맨 가계조사에서도 가구당 소비지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가 감소,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년도 마이너스 성장〓일본은행은 29일 발표한 ‘경제 물가 보고서’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본은행은 올 4월 올해 실질성장률을 -0.1∼1.0%로 전망해왔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0.6∼-1.6%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전망치는 1.7%.

일본은행은 또 내년 성장률도 -1.7∼0.2%로 전망했으며 내년 소비자 물가지수도 -1.7∼-0.5%로 물가하락이 계속된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경제재정담당상은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경제회복이 내년 하반기로 늦어지면 일본도 내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며 “실업률도 상승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서둘러 손을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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