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가루 테러' 공포 확산…"백악관 까지…" 하얗게 질린 미국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6시 51분


23일 미국 백악관의 우편물 취급소에서 검출된 탄저균은 실제 위협은 그리 크지 않지만 ‘미국의 심장’인 백악관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존 포터 미 우정공사(USPS) 총재는 24일 “우편물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미국민에게 경각심을 촉구했다.

▽백악관과 탄저균〓이번에 검출된 탄저균의 균주는 500개 정도로 일반적으로 탄저병을 일으킬 수 있는 균주수 4000∼5000개, 또는 치명적인 수준인 8000∼1만개에 비하면 적은 편. 그러나 이 우편물 취급소는 외부인의 접근이 통제된 곳으로 백악관 경호실이 지난달 11일 테러 이전부터 안전 검색을 실시해 왔고, 테러 사건 이후엔 검색을 대폭 강화해 온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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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검출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국의 초등학생들에게 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를 돕기 위해 1달러씩을 백악관으로 보내달라고 한데 대한 비판과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전을 위해서는 은행계좌를 알려줬어야 했다는 것.

물론 백악관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안전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곳을 통과하는 우편물은 방사선으로 살균 처리한 뒤 배달되기 때문이라는 것.

포터 우정공사 총재는 24일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시민들에게 우편물을 매우 신중하게 취급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터 총재는 또 전날 밤 같은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영토 내에서도 테러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제 우편업무 종사자들이 이 전쟁의 전면에 서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표정〓워싱턴 브렌트우트 우체국 직원 중 탄저균 감염이 의심되는 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역학검사에서 14명이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검역당국은 이 우체국 직원 2000여명에 대해 항생제 복용기간을 10일에서 60일로 늘릴 것을 긴급 지시했다.

이 우체국은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에게 배달된 탄저균 우편물을 처리한 곳으로 백악관행 우편물들도 일단 이곳에서 분류돼 볼링 공군기지의 우편물 취급소로 보내진다.

워싱턴 인근 36개 우체국에 대해서도 검역이 진행되고 있어 워싱턴 일대에선 우편물 배달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토미 톰프슨 보건장관은 이날 “음식물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고, 앤 베너먼 농무장관은 가축을 이용한 테러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의 수의사들과 대책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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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기흥특파원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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