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천공항 보안망 '구멍'

  • 입력 2001년 9월 14일 00시 00분


미국의 동시다발 테러로 인천공항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12일 20대 베트남인이 인천공항의 환승장을 몰래 빠져나온 뒤 항공기가 서 있는 계류장을 지나 외곽벽을 넘어 밀입국하려다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베트남인은 7시간 동안 인천공항을 돌아다니며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고 계류장 500m 구간을 걸어 외곽벽 앞에 도달할 때까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공항 보안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인천공항 보안당국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경 베트남인 풍 더둥(22)이 공항의 외곽 벽을 넘으려다 이를 폐쇄회로카메라를 통해 보고 출동한 보안요원들에 의해 붙잡혔다.

12일 오후 3시경 러시아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에 들어온 풍씨는 이날 3층 환승구역에서 머물다 항공사와 공항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서쪽 여객터미널을 나온 뒤 민간인 접근이 차단된 계류장을 지나 밀입국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엘리베이터는 밀입국을 막기 위해 출입증을 소지한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감지기가 설치돼 있으나 당시 그는 공항 여직원 3명을 뒤따라가 함께 탔으며 이들 여직원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는 인천공항을 경유해 베트남으로 가는 항공권을 갖고 있었다.

그는 보안기관 합동신문에서 “러시아에서 신발장사를 했지만 돈을 벌지 못해 한국에서 불법 취업을 하기 위해 밀입국을 시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환승구역에 머무는 승객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공항의 보안 문제와 관련된 허점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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