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대참사]"反테러 국제연합체 구축해야"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31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3일 미국을 중심으로 테러퇴치를 위한 범세계적 연합체 구축을 제안하면서 이번 대참사 수습과정에서 나타난 미 국민의 용기와 애국심에 경의를 표시했다.

그러나 유럽 언론들은 미국이 이번 테러를 계기로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과 국제문제 불개입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은 테러퇴치를 위해 이슬람국가들을 망라해 범세계적인 연합체를 구축해야 한다”며 “미국의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경쟁국들도 테러퇴치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테러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므로 테러와의 전쟁도 전 세계적으로 조직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사설에서 “테러는 희생자나 생존자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지만 또한 대참사 속에서 보여준 미국인들의 인간애는 많은 영웅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포스트는 “우리는 아직 비극의 끝에 다다르려면 많은 길을 가야 하지만 부인에게 ‘아기를 잘 돌보며 행복하게 살라’고 말한 피츠버그 추락 항공기 승객의 마지막 말에서 위안을 찾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 “전쟁에 처한 미국의 국가안보정책은 침략자들에 대한 확고한 승리가 목표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국가들과의 협조체제가 구축돼야 하며 협조거부나 테러리스트 지원에 대해서는 바로 적으로 간주해 심각한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프랑스의 르몽드는 “중동문제 등 국제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고립주의’는 더 이상 미국의 선택이 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외면하고 미국에만 MD라는 피난처를 제공함으로써 미국 영토를 성역화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리〓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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