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압박 경제수단 동원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9분


중국이 대만의 외국인투자유치 설명회를 주최한 국제 투자은행에 대해 중국내 영업을 제한하는 제재조치를 내려 그동안 군사 외교분야에 집중된 대만 압박 정책을 국제금융계로 확대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CSFB는 최근 홍콩과 유럽에서 대만의 재무장관이 참가한 투자유치설명회를 주최한 뒤 중국 당국으로부터 한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를 위한 주간사 입찰 참여를 금지 당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CSFB에 대한 중국의 제재조치 소식이 전해지자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JP모건체이스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열려던 대만 투자유치설명회 계획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향후 1년간 중국의 기업공개 규모가 아시아 전체의 절반을 넘는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대만과의 거래 때문에 중국 정부에 밉보일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최근 3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침체를 경험하고 있는 대만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 당혹해하고 있다.

국제금융계는 CSFB의 투자유치설명회에 대만의 고위관료가 참가한 것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간 기업 관계자들만 참석했더라도 중국이 제재조치까지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

중국정부의 과도한 제재조치에 대해 미국 톰 딜레이 하원의원이 “자유무역의 원칙에 위배되는 경제적 탄압행위”라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에서 파장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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