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장 ‘메이드 인 차이나’ 돌풍…한국製 밀어낸지 오래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40분


중국 상품이 일본에서 한국제를 빠른 속도로 밀어내고 있다.

한국이 일본에 수출하는 10대 품목 중 중국을 앞서고 있는 것은 철강(강판 등으로 철강제품과 다름)과 연료 에너지(원유를 가공해 얻어진 정제유 등) 2개뿐이다. 나머지 8개 품목은 중국에 뒤진 상태에서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중국의 수출공세에 대한 전략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東京) 지부가 28일 발표한 ‘일본 수입시장 내 주요 품목별 경쟁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0대 수출상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5.2%로 크게 떨어졌다. 중국은 올 들어 대일 수출이 24.9%나 늘었고 일본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4.5%에서 15.4%로 올랐다.

한국이 일본에 수출하는 10대 품목 중 나머지 8개 품목이 중국에 밀려나는 상황은 우려할 만하다.

대일 수출 1위 품목인 전기전자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1995년에는 15.0%로 중국(10.5%)을 앞섰으나 올 상반기에는 9.5%로 중국(19.0%)에 한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위 품목인 기계류도 95년에는 약간 앞섰지만 올 상반기에는 6.9%로 중국(11.5%)에 크게 뒤졌다. 이밖에 어류 플라스틱제품 의류 철강제품 등 품목의 점유율도 중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다만 2위 품목인 연료에너지와 4위 품목인 철강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시장에서 한국제가 크게 밀리는 것은 일본 내 경기침체로 중국산 저가품 수입이 급증한 데다 한국제품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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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김치, 전 등 한국의 전통식품분야까지도 중국산 제품이 일본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권영욱(權寧旭)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중국이 올해 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자유무역체제 속에 들어오면 중국의 무차별 수출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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