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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0일 2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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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주석과 대만 총통을 지낸 그는 이달 말 국민당과 결별하고 창당, 12월 입법원(의회)선거 때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의 집권 민진당과 제휴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26년만의 최악의 불경기에 따른 수출감소, 증시 폭락, 불량채권 누적 등 문제가 산적해 획기적인 경제 회생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의회 225석 중 66석을 차지한 소수 여당 민진당은 과반인 113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 국민당의 기득권 계층 보호에 밀려 개혁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제 금융계 일부에서는 정계 개편을 해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리덩후이 신당 의 출현은 대만 상황이 이런만큼 폭발력이 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여소 야대에 따른 혼란이 빨리 해결되기를 여론이 강해 12월 총선을 전후해 상당수의 국민당내 동조 세력이 리덩후이를 따라 당을 옮길 전망이다. 천수이볜-리덩후이 연맹 에 밀려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한 제1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주석은 최근 친민당(親民黨) 쑹추위(宋楚瑜) 주석, 신당(新黨) 셰치다(謝啓大) 대표와 접촉하면서 야당 대연합 을 추진하고 있다.
리 전총통은 7월중 정당 등록을 마치고 8월 중순 전당대회를 열 것이라고 현지 관측통들은 예상하고 있다. 12월 의회 선거에는 국민당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이는 현의원과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등 40대 신진영입인사 등을 중심으로 40석 확보를 노리고 있다. 상당수 출마후보자가 이미 리덩후이와 개별 면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총통의 변신은 중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국민당 렌잔주석과의 노선 차이가 주요 원인이다. 그는 총통시절 양국론 을 제창해 하나의 중국 을 내세운 중국 공산당 정부와 대립했다. 리덩후이는 지난해 3월 총통 선거시 국민당 후보였던 렌젠을 제쳐두고 대만 독립론 을 앞세운 천후보를 지지해 천수이벤후보(39.3%)가 1% 포인트 차도 안되는 근소한 차로 쑹추위 (36.8%)를 누르고 대만 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기여했다. 국민당 원로들은 당 주석을 지낸 리덩후이가 총통 선거때를 비롯해 노골적으로 천총통을 지지하자 당 분위기를 해쳤다 며 26일 당대회에서 제명조치를 할 태세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국민당은 국가연합 형태의 통일 노선을 추구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주장한다. 친민당이나 신당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민진당과 리덩후이측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 대만의 산업 동공화를 막기 위한 중국 투자 규제를 정책의 축으로 삼고 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