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시장 불개입' 발언 후 美달러화 급락

  • 입력 2001년 7월 19일 09시 43분


강한 미국 달러화를 둘러싼 찬·반 양론에도 불구, 달러화가치는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18일 발언 이후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달러화 강세는 수출에 지장을 주지만 자본 유치에는 도움을 준다"며 "우리 경제는 투자가들의 투자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장이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특히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20일 개막되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좀처럼 환율 정책에 언급을 않던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 이후 달러화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미국 달러화 부양 정책의 변화를 우려한 투자가들이 대거 달러화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이날 뉴욕 시장에서 유로당 87.24센트에 거래돼 87.37센트를 기록했던 두 달여 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일본 엔화 가치도 달러당 125.04엔에서 123.96엔으로 급등했다.

또 스위스 프랑과 캐나다 달러에 대한 달러 가치도 1.7557프랑에서 1.7233프랑,1.5397캐나다달러에서 1.5389캐나다달러로 각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부시의 발언이 미국 환율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이번 G-8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불거질 경우 미국의 달러화 부양 정책이 다소 후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이데아글로벌사(社)의 분석가 앤드루 딜라노는 "화폐 가치는 정부 보호막의 미세한 약화 조짐만 보여도 크게 떨어진다"며 "시장은 미국이 장기간 강한 달러화정책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을 중시하며, 이같은 정책의 어떤 변화 가능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뉴욕=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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