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북경올림픽]13억대륙 ‘도약의 달개’ 달았다

  • 입력 2001년 7월 14일 01시 12분


13억의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 획득 3위 등 역대 올림픽에서 ‘황색 군단’의 위력을 과시해온 체육대국 중국의 올림픽 유치는 때늦은 감마저 있다.

중국은 93년에도 2000년 올림픽을 베이징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미국 등 서방국가의 반대로 시드니에 밀려 개최권을 따지 못했다.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무력진압한 인권후진국이라는 낙인이 결정적 장애였다. 중국으로서는 두 번째 도전 끝에 올림픽 개최국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올림픽 유치 소식은 이미 11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라는 선물보따리를 받아든 중국인에게는 또다시 그들의 자부심을 한껏 키우는 경사다. 중국인들은 이미 정치 군사적으로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선 중국이 WTO 가입과 올림픽 개최를 통해 경제 체육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명실상부한 강대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13억인의 염원’이란 기치 아래 올림픽 유치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다. 물론 최고 지도층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면에 나섰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고로 시끄럽던 4월에도 남미 순방을 강행하며 중국의 올림픽 유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5월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파키스탄 등 서남아 5개국 순방과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3개국 순방,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의 1월 중동과 아프리카 5개국 순방의 목적 가운데도 역시 올림픽 유치를 위한 외교가 끼어 있었다.

그러나 1월 미국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한때 중국의 올림픽 유치는 어려운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겼다.

부시 행정부는 빌 클린턴 행정부와는 달리 중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해 중국의 위상을 높일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파룬궁(法輪功) 추종자들이 1월 톈안먼 광장에서 정부의 탄압에 항의해 분신자살을 시도한 사건도 중국에는 위기였다.

그러나 중국은 슬기롭게 대처했다. 협상을 통해 정찰기 문제를 마무리짓고 부시 행정부로부터는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약속까지 얻어냈다. 또 이달 초에 WTO 가입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것도 중국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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