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차베스 '反美 합창'…쿠바 경제제재 해제 촉구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28분


푸틴(왼쪽) 차베스
푸틴(왼쪽) 차베스
러시아와 중남미의 ‘닮은꼴 지도자’가 의기투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47)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46)이 14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반대와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 해제 등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 ‘든든한 후원자’를 확보한 데 대해 만족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경력이나 성격, 정치 성향에서 “거울을 보는 것처럼 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40대의 젊고 정력적인 지도자로 국내에서 ‘포퓰리스트(populist·대중영합주의자)’라는 비난을 들을 만큼 인기가 높다. 두 사람 모두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이 된 뒤 기득권층을 공격하는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구 소련의 비밀경찰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중령 출신이고 차베스 대통령은 공수부대 중령 출신이어서 ‘무시무시한 경력’도 비슷하다.

두 사람은 독재자라는 비난을 들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있으며 차베스 대통령은 개헌과 의회해산 등으로 철권통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몰락한 과거의 초강대국(러시아)과 중남미의 석유부국(베네수엘라)을 일으켜 세우려 애쓰고 있다. 두 나라 경제가 석유수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점까지 흡사하다. 두 지도자는 정상회담에서 석유감산을 통해 고유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푸틴과 차베스
푸틴-차베스
47나이46
91년 KGB 중령 예편경력92년 공수부대 중령 예편
2000년 1월집권98년 12월
중앙정부 강화. 정부주도의 경제개발. 언론통제집권 후 주요 정책개헌과 의회해산 등 대통령권한 강화. 경제에 대한 국가개입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반발대외정책반미 친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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