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주일대사 귀국보고]한승수장관과 '무거운 대화'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26분


일본 교과서 문제로 귀국한 최상룡 주일대사(왼쪽)
일본 교과서 문제로 귀국한
최상룡 주일대사(왼쪽)
피차 면목 없는 만남이었다.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은 11일 오전 집무실에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로 일시 귀국한 최상룡(崔相龍) 주일대사의 보고를 받았다. 한장관은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국내의 심각한 분위기를 전했고, 최대사는 시종 침통한 표정이었다.

▽최대사〓교과서 검정과정에 우리 국가와 국민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쳐 송구스럽다.

▽한장관〓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현장에서 일본 정부에 전달되지 못했다는 우려가 있다. 이번에 들어왔으니 본국의 분위기를 잘 파악해 대일 활동을 할 때 참조하라.

▽최대사〓9일 일본 외무성 차관을 만났을 때 강도 높은 의사를 전달했다.

▽한장관〓그런 유감 표명이 일본측에서 보도가 잘 안됐다. 국민이 대사의 역할을 아쉬워하고 있다.

▽최대사〓당부 말씀을 명심하겠다.

▽한장관〓역사 왜곡은 일본의 젊은 세대를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이 어떤 면에서는 세계에 내놓을 것이 많은 모범국가인데 교과서만은 그렇지 못하다. 일본인들이 세계인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세계로부터 존경받을 만한 교과서를 만들기 바란다는 점을 (일측에) 잘 전달해 달라.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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