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정찰기 첨단장비 해체…양국긴장고조

중국 하이난(海南)섬에 비상착륙한 미군 EP3 정찰기로부터 중국측이 각종 첨단 장치들을 뜯어내고 있어 양국간 긴장의 파고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CNN은 미 국방부를 인용, 미국측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중국군인들이 미 정찰기에 올라 승무원들을 내리게 한 뒤 기체로부터 각종 첨단 장치들을 뜯어내고 있다고 3일 전했다.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의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은 4월 중순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해양 군사 사고방지 협정에 기초한 실무협상 에서 정찰기 반환문제 등을 논의할 것" 이라고 말해 이번 협상이 최소 열흘 이상 끌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의 충돌 사고는 미국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면서 "미국은 중국 영공 인근에서의 정찰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주방자오(朱邦造) 대변인은 이날밤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미 외교관과 승무원들의 면담을 배려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일 오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 정찰기에서 첨단장비를 떼어내는 등 중국측의 강경대응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한편 미 외교관들은 3일 밤 하이난성 성도 하이쿠에서 24명의 미 승무원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워싱턴=이종환·한기흥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