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가성 선물 취득 의혹…WP 폭로

  • 입력 2001년 1월 27일 18시 30분


백악관 주인에서 시민으로 돌아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언론에 좋지 않은 ‘뉴스 메이커’로 등장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퇴임 전날 대규모 사면을 단행, 한차례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재직중 받은 19만달러(약 2억4000만원) 상당의 선물 때문에 다시 도마에 올랐다. 클린턴이 받은 선물은 금액으로 따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받은 5만2853달러의 4배에 가깝다.

워싱턴 포스트 등은 이번에 사면된 억만장자 마크 리치가 자신의 전 부인인 데니스를 통해 클린턴에게 7375달러(약 940만원) 상당의 가구를 선물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데니스는 클린턴 취임 이후 10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으며 리치는 탈세 등 50개 혐의로 연방검찰의 수배를 받고 스위스에 도피 중인 인물. 따라서 값비싼 가구 선물은 사면을 의식한 것일 수 있어 ‘냄새가 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

클린턴의 친구인 거부 리타 파이누스도 가계수표로 선물 대금을 지불한 뒤 클린턴이 장만한 사택으로 선물을 배달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그는 힐러리 여사가 상원의원에 취임하기 사흘 전에 대금을 결제해 주도록 요청, 값비싼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한 상원 윤리규정을 교묘히 피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금융가인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보석상은 클린턴을 위한 특별 장부까지 만들어 선물주문을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클린턴 부부가 받은 값비싼 선물의 내용도 화제를 뿌리고 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부부로부터 받은 4900달러 상당의 도자기를 비롯해 5만2000달러의 미술품, 1만8000달러의 은제 식기류 등 대부분이 호화사치품이기 때문.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하워드 월프슨은 “재임 중 관례에 따라 받은 것이며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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