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가 比 에스트라다 퇴진 일등공신

  • 입력 2001년 1월 20일 16시 43분


첨단 과학의 산물인 휴대전화가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필리핀의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대략 500만명선. 홍콩 일간 명보는 20일 군부가 엄정 중립을 천명했던 지난 주 ‘시위대 숫자 100만 돌파시 군부 개입, 대통령 퇴진 촉구’ 등의 메시지들이 시위 참가자들의 휴대전화로 급속 전파돼 ‘반(反)에스트라다 투쟁’에 불을 당겼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필리핀 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최근 반에스트라다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시위상황 및 시위구호, 대통령 관련소문 등 하루 30만건의 문자 메시지들이 가입자에게 보내져 지쳐 있던 시위대의 사기 진작과 단결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문자 메시지 전송행진에는 일부 상원의원까지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16일엔 한 민간단체가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옹호하는 상원 재판부 결정에 항의하며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대거 송신했다. 이 단체는 휴대전화로 시시각각 변하는 시위 상황을 중계하는 한편 집회 일시, 장소 등을 알려주며 가두투쟁 참여를 촉구했다. 부패정치인을 권좌에서 내몬 휴대전화의 ‘활약상’을 지켜 본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은 “이게 바로 첨단 과학기술의 묘미”라고 탄성을 질렀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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