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선 이모저모]각국정상 축하메시지 다시보내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49분


조지 W 부시 미국 텍사스 주지사가 13일 제43대 미 대통령으로 확정되자 지난달 대선 직후 부시 당선자에게 성급히 축하메시지를 보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던 각국정부는 또다시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8년 만에 들어서게 된 공화당 정부의 향후 대외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내 주요 언론들은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앞으로 부시 당선자가 극복해야 할 산적한 과제들을 지적하며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WP "부시 시련은 지금부터"▼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는 14일 오전 부시 당선자에게 “부시 당선자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상호 협력을 더욱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부시 당선자가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건전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기꺼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이날 부시 당선자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를 통해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을 희망.

○…워싱턴포스트지는 ‘부시, 시련은 지금부터’라는 제목의 14일자 분석기사를 통해 “이제는 부시 당선자가 중재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때”라고 주장. 이 신문은 “일부에서는 여전히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승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어 부시 당선자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어려울 것”며 “국론이 분열된 만큼 부시 당선자는 이를 다시 하나로 합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 뉴욕타임스지도 이 날짜 사설에서 “부시 당선자는 많은 사람이 그동안의 갈등과 불확실성에 분노하고 지쳐있는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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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1월 법원판결 항의시위"▼

○…12일 연방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부시 당선자는 13일 아침 흥분된 기분에서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휴스턴에 있는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고백.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가 무슨 말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모님께서 ‘잠을 깨워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며 농담을 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13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재개표 결정을 파기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모일인 내년 1월 15일을 전후해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 잭슨 목사는 이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연방대법원 판결은 19세기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을 옹호한 법원판결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난.

○…플로리다주 상원은 13일 고어 후보가 대선 패배를 시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선거인단 인선 작업을 중단하고 휴회에 돌입. 상원은 이날 선거인단 인선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으나 존 매케이 의장의 인선작업 중단 발표와 함께 소집 10분 만에 휴회.

매케이 의장은 “고어 후보의 뜻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선거인단 인선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

▼텍사스주 하원 기립박수▼

○…부시 당선자는 고어 후보의 패배 시인 연설이 있은 지 한 시간 뒤인 13일 오후 9시경(현지시간) 당선 연설을 하기 위해 텍사스주 오스틴의 주 하원에 도착. 그가 민주당 소속 피트 레이니 주 하원의장의 소개로 단상에 오르자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영. 레이니 의장은 “나와 부시 당선자는 그동안 의견대립이 많았지만 늘 해결점을 찾곤 했다”며 부시 당선자를 ‘신뢰와 존경받는 지도자’로 호칭.

○…미 USA투데이지, CNN방송, 갤럽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0%는 부시 당선자를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반면 18%는 부시의 당선을 수용할 수 없다고 응답.

13일 성인 633명을 상대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는 또 ‘오늘 대선이 실시된다면 누굴 찍겠느냐’는 질문에 47%는 고어에게, 44%는 부시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기도.

<홍성철기자·도쿄·베이징〓심규선·이종환특파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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