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 판결 양측 표정]부시 "백악관이 보인다"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0분


미국 연방 대법원이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작된 플로리다주 각 카운티의 논란표 수작업 재검표를 9일 중단시키자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 진영은 승리를 눈앞에 둔 듯 환호했다.

부시 후보는 이날 오전 텍사스주 크로퍼드의 목장에서 돈 에번스 선거본부장으로부터 연방대법원의 판결 소식을 전해 듣고 “좋군, 좋은 소식이야”라며 만족해했다. 부시 후보는 나중에 다시 에번스 본부장에게 전화해 판결 내용을 구체적으로 물었고 플로리다주에서 법률팀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도 통화해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의 공화당 선거본부 관계자들도 이날 TV로 연방대법원의 수검표 중단 명령을 지켜본 뒤 일제히 환호하면서 서로 포옹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베이커 전국무장관은 플로리다주 대법원과 연방 대법원의 법정 공방을 대서사시 ‘오디세이’에 비유하면서 “하루는 저쪽, 하루는 우리가 이긴다”며 긴장감을 토로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날의 주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연방 대법원의 결정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실망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주말을 워싱턴의 부통령관저에서 보낸 고어 후보는 9일 오전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달기 사진촬영을 위해 잠깐 기자들에게 얼굴을 내밀었으나 판결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고어 후보는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과의 전화통화에서 “몇 년 후면 후손들에게 우리가 많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음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고어측의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는 “수검표가 계속됐으면 고어 후보가 승리했을 것”이라며 극도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플로리다주 법원들과 연방대법원 판결 요약
날짜법원판결 내용이후 조치
8일 오후 2시20분리언카운티 순회법원세미놀 카운티와 마틴카운티의 부재자표 무효화소송 기각 원고인 민주당원들, 주대법원에 상고
8일 오후 4시주 대법원△논란표가 있는 모든 카운티에 수작업 재검표 명령
△팜비치카운티와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의 일부 수검표 결과를 최종 개표에 포함토록 명령
공화당, 연방대법원에 긴급 청원

9일 오후 3시연방 대법원플로리다주의 각 카운티에서 시작된 수작업 재검표 일시 중단 명령1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심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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