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일 에이즈의 날]올 530만명 감염…300만명 사망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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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에이즈(UNAIDS)는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앞두고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에서 에이즈에 새로 감염된 사람은 약 530만명, 숨진 사람은 약 300만명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전체 에이즈 감염자는 3610만명이며 에이즈가 알려진 뒤 이 질병으로 숨진 사람은 2180만명이다. 이같은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990년대 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각각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피터 피어트 유엔 에이즈 국장은 “특히 아프리카의 에이즈 실태는 파멸적이며 향후 2∼3년에 걸쳐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악의 에이즈 감염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올해 에이즈 감염자 수가 380만명, 총 감염자 수는 253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세계 전체 에이즈 감염자의 70% 가량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올해 이 지역의 에이즈 감염자수가 지난해 400만명보다 20만명 정도가 줄었다”면서 “이는 에이즈 예방 계획 덕택이라기보다는 더 이상 감염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만연돼 있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피어트 국장은 “미국에서 매년 비만 치료와 예방에 쓰는 돈만 해도 520억달러인데 이중 30억달러만 있어도 아프리카의 에이즈 감염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선진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아프리카에 이어 두번째로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지역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지역인데이곳 에이즈 감염자 수는 580만명. 감염자 수가 세번째로 많은 지역은 남미로 140만명이 동성연애와 마약주사 등을 통해 감염됐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은 감염자 수가 64만명으로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유럽 지역에서는 사회경제적 혼란으로 마약주사 사용과 매춘 여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에이즈 감염자수가 지난해 42만명에서 올해 70만명으로 치솟았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까지 에이즈 감염자는 13만명 가량이었지만 올해는 30만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는 “아프리카지역에서 에이즈는 환자와 가족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를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에이즈 때문에 연간 경제성장률이 0.3∼0.4%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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