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당정개편 난국 정면돌파"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4분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는 야당이 제출한 내각 불신임안이 21일 부결됨에 따라 내달 초 전면개각과 자민당 간부인사를 통해 권력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때까지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모리총리의 구상.

그러나 자민당내의 ‘모리총리 조기 교대론’은 여전하다. 또 여론도 좋지 않아 이같은 구상이 실현될 것인지는 미지수. 21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모리내각 지지율은 각각 18%와 18.4%로 4월 발족이후 가장 낮았다.

▼내각지지율 18%대 최저▼

내각불신임안은 21일 새벽 중의원 본회의에서 반대 237표, 찬성 190표로 부결됐다. 찬성표는 불신임안을 공동제출한 민주 자유 공산 사회당 등 4개 야당소속 의원수와 일치해 자민 공명 보수당 등 연립 3당과 무소속 의원은 한 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모리 총리는 이번 권력투쟁을 통해 일단 비주류의 견제에서는 벗어났다. 비주류의 구심점이자 최대 정적이었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의 날개를 꺾어버렸기 때문이다.

주류파는 가토파 소속 의원중 총리퇴진 운동에 반대했던 사람을 내달 초 개각때 우대하는 방법으로 가토파를 고사시킬 방침이다. 당내 제2파벌인 가토파는 ‘친 가토파’ 21명과 ‘반 가토파’ 24명으로 양분된 상태다.

가토씨가 야당의 도움을 얻어 ‘가토정권’을 발족할 가능성은 사라졌다.

야당측은 퇴진운동에 동참의사를 표시하다 가토씨가 표결에 불참하자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가도파에 당근과 채찍 구사▼

모리총리의 ‘적’은 가토파나 야당이 아닌 자민당 주류파 내부에 있다. 내년 여름 참의원선거에서 이기려면 3월 자민당 전당대회때 모리총리를 퇴진시키고 새 총리를 선출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 때문. 모리파는 반발할 것이 틀림없어 주류파 내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주류파 이견 앞날 가시밭길▼

새총리 후보로는 벌써부터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전외상,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모리파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총리를 재기용하자는 말도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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