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세계최고 갑부 된다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33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에게는 ‘세계 최고의 갑부’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그러나 이 수식어가 고쳐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보도했다.》

이 잡지는 ‘차기 세계 최대의 부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56)의 어린 시절부터 사업 성공 비결 등 모든 것을 소개했다.

최근 미국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개발업체인 오라클은 올해 순이익이 MS의 7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파죽지세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엘리슨 회장이 빌 게이츠 회장의 ‘소프트웨어 아성’에 도전장을 내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는 것.

틈이 날 때마다 이탈리아제 제트기를 손수 몰고 폭풍우에도 30m가 넘는 요트를 타고 거친 바다로 나가 모험을 즐기는 실리콘밸리의 괴짜 엘리슨.

그러나 유럽에서 이민온 유대계인 그의 유년기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그는 1944년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미혼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친척집을 떠돌던 소년 엘리슨은 회계사인 루이스 엘리슨의 양자로 들어갔다. 하지만 양아버지로부터 늘 ‘하잘것없는 놈’이라는 천대를 받으며 눈칫밥을 먹고 자랐다.

포천지에 따르면 이런 불우한 환경이 그가 직선적이고 저돌적인 성격을 갖게 했고 결국 대기업 CEO로서 난관을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이룩하는 장점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시카고대에 진학한 그는 공학도로서 재능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엘리슨 회장은 1977년 한 소프트웨어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처음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오라클’로 명명한 뒤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기관을 고객으로 하는 굴지의 소프트웨어회사로 이끌면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때 컴퓨터 붐을 타고 급성장한 IBM를 제치고 MS가 PC 중심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하자 오라클도 미니컴퓨터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면서 21세기 미래 e비즈니스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

포천지는 엘리슨 회장이 비록 게이츠 회장을 모방해 성장했지만 저돌적인 기업전략과 독창적인 기술개발을 결합해 오라클을 세계 최대의 e비즈니스 기업으로 이끌어 조만간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오라클은 8월 포천과 포브스에 의해 주가가 가장 높게 오를 기업의 하나로 선정됐다. 98년 이후 주식 값이 3년째 계속 상한가로 치솟아 이미 자본액이 1840억 달러인 오라클은 몇 년 내에 세계 최대의 기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인터넷 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오라클 신화를 창조한 그에게는 미 소프트웨어 업계로부터 MS 독점에 도전하는 ‘십자군’이라는 찬사와 함께 인터넷을 볼모로 한 ‘모험주의자’란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엇갈리는 평가에 관계없이 그가 세계 제일의 부자로 등극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포천지의 전망은 빗나가지 않을 것 같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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